[문화와 삶]로봇을 일으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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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6-07-20 16:37본문
광화문광장 한가운데서 로봇이 춤을 추고 있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프로모션을 위해 이곳에서 춤춘 것이다. 키 130㎝에 이족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40여개의 관절을 이용해 능숙한 춤꾼처럼 움직인다. 사람들의 얼굴에 감탄과 두려움이 서린다. 너무 사람처럼 움직여서다.
광장에는 연일 무더위가 이어졌다. 날이 더워도 너무 더웠다. 신명 나게 춤을 추던 로봇이 별안간 멈추고 쓰러진 것도 그때다. 놀라움에 관중이 웅성이던 그때 로봇에 다가간 것은 다름 아닌 홈플러스 노조원들이다. 마찬가지로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위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그들은 가지고 있던 얼음물과 쿨패치를 한 아름 안고 달려왔다. 광장에서 춤을 추다 가지런히 쓰러진 로봇의 머리와 가슴, 팔과 다리에 쿨패치를 붙였다. 놀랍게도 얼마 후 로봇은 기운을 차렸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노조의 4차 무기한 단식농성 49일 차에 일어난 일이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영업 부진과 과중한 재무 부담이 누적되어 2025년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청산과 대규모 폐점, 해고를 막기 위해 정부 주도의 정상화 대책과 고용 보장, 대주주 MBK의 추가 출자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노조원들이 쓰러진 로봇에 얼음물과 쿨패치를 대던 그날로부터 이틀 뒤, 법원은 회생 절차 폐지를 판결했다. 홈플러스가 통매각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적 주말마다 가족들의 손을 잡고 동네 홈플러스에 가곤 했다. 빨간색 카트를 끌고 커다란 건물을 한 바퀴 돌며 장을 본 후 외식을 하는 것이 의례였다. 엄마는 필요한 장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아빠는 새로운 전자기기나 취미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볼 수 있어서, 나는 갖고 싶은 물건을 슬쩍 카트에 끼워 넣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청소년 시절에는 옆 동네였던 부천 홈플러스에서 큰불이 나서 동네 전체가 떠들썩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푸드코트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들렀다. 며칠 전에는 지인이 사진을 보내왔다. 텅텅 빈 매대가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홈플러스에 왔더니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다. 남아 있는 물건들을 떨이로 팔고 있어 사람들이 물건을 쓸어 담고 있다고 했다.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연 홈플러스는 한때 전국의 일상을 지탱하는 대표적인 대형마트로 성장했다. 이제 홈플러스는 성실히 청산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던 기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이 사건을 통해서다. 2025년 5월1일부터 시작되어 1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단식농성에서 무려 13명이 광장 위에 쓰러졌다. 단식의 당면 목표였던 폐지 저지가 무산되자 51일간 이어지던 단식은 중단되었다. 끝난 것이 아니라, 남은 항고 기간에 회생 재개를 요구하는 긴급 투쟁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 수많은 쓰러짐 속에 사람들의 관심을 산 대상은 1년여간의 단식농성이 아닌 10여분간 춤을 추다 쓰러진 로봇이었다. 노조원들은 쓰러진 로봇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쓰러진 사람들에게는 누가 손을 내밀고 있을까.
제주 서귀포에 있는 작은 규모의 오름인 ‘더데오름’ 지하에 산방산 규모에 버금가는 거대한 용암돔이 숨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 전역의 화산 활동사를 규명하는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서귀포 상예동 더데오름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시추공에서 거대한 조면암질 용암돔 흔적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시추공은 해발 약 198m 지점에서 굴착을 시작해 현재 지표 아래 330m까지 시추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 지표에서 약 109m 깊이까지는 여러 용암층과 퇴적층이 번갈아 나타났다. 반면 지하 109m부터 현재 시추공 최하부인 330m까지 약 221m 구간에서는 더데오름을 구성하는 암석과 동일한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시추자료와 인근 더데오름과의 지형적 관계를 종합하면 더데오름 용암돔은 최소 해발 -132m 지점부터 더데오름 정상부 표고 228.4m까지 최소 360m 이상의 규모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주의 대표적인 용암돔인 산방산(고도 395m, 비고 345m)과 견줄만한 규모다.
연구부는 이번 조사 결과 현재 해발고도 228.4m, 비고 48m의 비교적 낮은 오름인 더데오름이 과거에는 산방산과 같은 거대한 용암돔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주변 용암류에 덮이면서 현재와 같은 작은 오름 형태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시추가 진행 중인 지하 330m에서도 조면암체 하부 경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화산체 규모는 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데오름 조면암돔은 산방산의 현재 기저 고도인 해발 50m보다 182m 이상 낮은 지점(해발 –132m 이하)에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산방산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거나 그보다 앞섰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연구부는 시추코어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의 정밀 분석과 연대측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쯤 구체적인 형성 연대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분석 결과를 토대로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와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의 형성 관계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가 현재 지표에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시추자료가 제주 화산활동사를 밝히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라산연구부는 지표에 드러난 지질만으로는 화산활동사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지하수 개발·관측 등을 위해 굴착된 고심도 시추공 13곳에서 확보한 시추코어를 대상으로 정사 영상 구축, 용암층별 암석 시료 채취·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광장에는 연일 무더위가 이어졌다. 날이 더워도 너무 더웠다. 신명 나게 춤을 추던 로봇이 별안간 멈추고 쓰러진 것도 그때다. 놀라움에 관중이 웅성이던 그때 로봇에 다가간 것은 다름 아닌 홈플러스 노조원들이다. 마찬가지로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위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그들은 가지고 있던 얼음물과 쿨패치를 한 아름 안고 달려왔다. 광장에서 춤을 추다 가지런히 쓰러진 로봇의 머리와 가슴, 팔과 다리에 쿨패치를 붙였다. 놀랍게도 얼마 후 로봇은 기운을 차렸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노조의 4차 무기한 단식농성 49일 차에 일어난 일이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영업 부진과 과중한 재무 부담이 누적되어 2025년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청산과 대규모 폐점, 해고를 막기 위해 정부 주도의 정상화 대책과 고용 보장, 대주주 MBK의 추가 출자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노조원들이 쓰러진 로봇에 얼음물과 쿨패치를 대던 그날로부터 이틀 뒤, 법원은 회생 절차 폐지를 판결했다. 홈플러스가 통매각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회생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적 주말마다 가족들의 손을 잡고 동네 홈플러스에 가곤 했다. 빨간색 카트를 끌고 커다란 건물을 한 바퀴 돌며 장을 본 후 외식을 하는 것이 의례였다. 엄마는 필요한 장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아빠는 새로운 전자기기나 취미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볼 수 있어서, 나는 갖고 싶은 물건을 슬쩍 카트에 끼워 넣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청소년 시절에는 옆 동네였던 부천 홈플러스에서 큰불이 나서 동네 전체가 떠들썩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푸드코트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들렀다. 며칠 전에는 지인이 사진을 보내왔다. 텅텅 빈 매대가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홈플러스에 왔더니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다. 남아 있는 물건들을 떨이로 팔고 있어 사람들이 물건을 쓸어 담고 있다고 했다.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연 홈플러스는 한때 전국의 일상을 지탱하는 대표적인 대형마트로 성장했다. 이제 홈플러스는 성실히 청산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에 있던 기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이 사건을 통해서다. 2025년 5월1일부터 시작되어 1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단식농성에서 무려 13명이 광장 위에 쓰러졌다. 단식의 당면 목표였던 폐지 저지가 무산되자 51일간 이어지던 단식은 중단되었다. 끝난 것이 아니라, 남은 항고 기간에 회생 재개를 요구하는 긴급 투쟁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 수많은 쓰러짐 속에 사람들의 관심을 산 대상은 1년여간의 단식농성이 아닌 10여분간 춤을 추다 쓰러진 로봇이었다. 노조원들은 쓰러진 로봇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쓰러진 사람들에게는 누가 손을 내밀고 있을까.
제주 서귀포에 있는 작은 규모의 오름인 ‘더데오름’ 지하에 산방산 규모에 버금가는 거대한 용암돔이 숨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 전역의 화산 활동사를 규명하는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서귀포 상예동 더데오름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시추공에서 거대한 조면암질 용암돔 흔적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시추공은 해발 약 198m 지점에서 굴착을 시작해 현재 지표 아래 330m까지 시추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 지표에서 약 109m 깊이까지는 여러 용암층과 퇴적층이 번갈아 나타났다. 반면 지하 109m부터 현재 시추공 최하부인 330m까지 약 221m 구간에서는 더데오름을 구성하는 암석과 동일한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분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시추자료와 인근 더데오름과의 지형적 관계를 종합하면 더데오름 용암돔은 최소 해발 -132m 지점부터 더데오름 정상부 표고 228.4m까지 최소 360m 이상의 규모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주의 대표적인 용암돔인 산방산(고도 395m, 비고 345m)과 견줄만한 규모다.
연구부는 이번 조사 결과 현재 해발고도 228.4m, 비고 48m의 비교적 낮은 오름인 더데오름이 과거에는 산방산과 같은 거대한 용암돔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주변 용암류에 덮이면서 현재와 같은 작은 오름 형태로 남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시추가 진행 중인 지하 330m에서도 조면암체 하부 경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화산체 규모는 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데오름 조면암돔은 산방산의 현재 기저 고도인 해발 50m보다 182m 이상 낮은 지점(해발 –132m 이하)에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산방산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됐거나 그보다 앞섰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연구부는 시추코어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의 정밀 분석과 연대측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쯤 구체적인 형성 연대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분석 결과를 토대로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와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의 형성 관계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가 현재 지표에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시추자료가 제주 화산활동사를 밝히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라산연구부는 지표에 드러난 지질만으로는 화산활동사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제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지하수 개발·관측 등을 위해 굴착된 고심도 시추공 13곳에서 확보한 시추코어를 대상으로 정사 영상 구축, 용암층별 암석 시료 채취·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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