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혐오가 문제라는 일치된 생각, 거기에 희망 있다”…노벨상 시상식 이후 첫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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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6-07-17 22:42본문
5·18 비하 논란 ‘배재고 사태’ 언급“충격 이후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야”한강 원작 낭독극 등 한국어 프로젝트“두 배우가 해석한 음악적 요소 흥미”
“혐오라는 문제가 한국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강렬하게 대두됐는데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인 것 같아요. 우리가 ‘혐오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고 문제적인 것’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한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6)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전쟁과 갈등, 분열 문제에 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팽배한 혐오 문제를 언급하며 “어떻게 하면 이 혐오의 시대에서 방향을 틀어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시상식 이후 그가 국내 언론과 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은 최근 5·18 비하 응원으로 논란을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 사태에 관해서도 “혐오의 문제와 연관이 되는 부분”이라며 “우리에게 신호를 주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친구들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기성세대로서 ‘어떻게 하다가 우리는 실패를 하게 됐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혐오라는 것은 참 어려운 숙제”라면서도 “충격이 또 다른 충격을 덮고, 다음 충격이 이전의 충격을 덮으면서 쓸려가 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그것을 잘 포착하고, 다 같이 머리를 모아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교황청 명예의 뜰 무대에 오른 프랑스 연출가 줄리 델리케의 낭독극 <새(Oiseau)>에 참여하기 위해 아비뇽을 찾았다.
작품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1부를 바탕으로 한다. 프랑스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각각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한강의 문장을 들려준다. 아비뇽 페스티벌이 한국어를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하면서 마련된 무대이기도 하다. 아시아 언어권 가운데 처음이자, 단일 국가 언어로도 최초로 한국어가 축제의 중심에 놓였다.
한강은 “한국어라는 언어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며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소설을 극화하는 것이 아니라 낭독한다는 점이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어요. 프랑스 배우와 한국 배우가 나란히 서서 같은 텍스트를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고,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델리케 연출은 300쪽이 넘는 원작을 러닝타임 90분 공연으로 무대화했다. 한강은 전날 최종 리허설을 본 뒤에야 연출가가 바라본 작품의 방향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문장이 새롭게 태어나는 경험에 주목했다.
“언어에는 원래 음악적인 힘이 있습니다. 소리 내지 않고 묵독할 때도 머릿속에서는 음악이 만들어지죠. 그런데 배우가 해석해 자신의 몸을 통과시켜 내보내는 음악적 요소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가 겹치는 지점이 흥미로웠어요.”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제주4·3이라는 한국의 역사적 비극을 다루지만, 핵심에는 감각과 인간의 보편적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외국 독자들도 경하라는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건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무거운 이야기를 가장 섬세한 감각으로 전달하는 것, 한강은 이것이 작품이 해외 독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은 무겁고 비극적이지만, 소설을 쓸 때 굉장히 부드럽고 가벼운 것을 통해 그 사건에 가까이 가고 싶었어요. 눈송이, 새의 깃털, 촛불의 그림자 같은 것들이죠. 인류가 오랫동안 반복해 온 비극적인 사건들을 인류 전체가 경험하고 있기에, 한국의 특수한 사건이라기보다 인간의 심연을 다루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간다고 생각합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오랜만에 국내 취재진과 만난 그는 그간 삶의 변화에 대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도 조금 줄어드는 것 같고, 수상자는 해마다 나오니 점점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제 삶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를 향한 세계적 관심 속에서 한국어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언어는 우열을 가리거나 경쟁력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어는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언어는 진실을 담기도 하고, 사랑을 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명을 담아내기도 한다며 “그 많은 가능성 가운데 문학은 언어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큰비가 왔을 때도 물에 잠겼어요. 안전할 리가 있을까요.” 지난 12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시목리에서 만난 주민이 시목2지하차도를 두고 말했다. 그는 “큰비가 올 때마다 시목리 일대 농경지가 잠기곤 한다. 지하차도도 종종 침수된다”며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목2지하차도 입구엔 ‘위험, 침수우려도로’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 지하차도는 금강 지류인 외천천에서 약 300m 떨어져 있다. 지하차도에는 진입로를 막는 차단시설이 양쪽에 모두 마련돼 있지만, 내부에 물이 차올랐을 때 고립된 사람의 탈출을 돕는 시설은 없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설 확충은 여전히 더디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15일 미호강 부실 공사로 제방이 터지면서 범람한 하천수가 400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에 빠른 속도로 흘러들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는 오송 참사를 계기로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두 차례 강화했다. 자연배수가 어려운 U자형 지하차도 중 하천에서 500m 이내에 있거나 침수위험지구에 속한 지하차도에 대해 진입차단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고립 상황에 대비해 침수위험이 큰 지하차도 중 폐쇄구간이 50m 이상인 곳에 비상 탈출 사다리 등 대피유도시설을 갖추도록 한 규정도 추가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진입차단시설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전국 지하차도 564곳 중 59곳이 아직도 미설치 상태다. 침수 시 대피유도시설은 대상 92곳 중 51곳(55.4%)에만 마련됐다.
오송 참사가 발생한 충북의 경우 대피유도시설 적용 대상 지하차도 15곳 중 7곳이 설비를 마쳤지만, 현도면 일대 시목1·시목2·양지 지하차도 3곳을 포함한 나머지 8곳은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물이 지하차도에 일정 높이로 차오르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제센터 등에서 원격으로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이 고립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집중 설치하는 것”이라며 “대피시설은 다소 시급성이 떨어지다 보니 예산 확보 우선순위에서 밀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으로 지하차도 대부분이 치명적인 위험에 놓여 있는 만큼 기계식 차단시설에 의존하지 말고 안전장치를 이중 삼중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길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2024년 발표한 ‘전국 지하차도 침수위험 분류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974개 지하차도 중 79.2%에 달하는 771곳이 침수위험 인자를 1개 이상 가진 위험군(A~C등급)으로 분류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진입차단시설을 설치했다고 해도 기계적 고장이나 원격 제어 신호 오류 등으로 차단기가 제때 내려오지 않을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며 “고립 시 자력 탈출을 돕는 비상 탈출 사다리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을 충북도청에서 충북도, 청주시, 유가족·생존자협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연다고 밝혔다. 그간 오송 참사 추모행사는 유가족·생존자협의회와 시민단체가 주관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정부와 지방정부, 유가족이 공동으로 열게 됐다.
인공지능(AI)이 사진 속 물체를 찾을 때 처음 제공된 단서를 그대로 믿지 않고 스스로 검증하고 고쳐가며 정확도를 높이는 이미지 분할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김원화 인공지능대학원·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기존 이미지 분할 AI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포항공대는 이미지 분할을 사진이나 영상에서 특정 물체가 있는 영역만 구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와 차량을 구분하거나 의료 AI가 CT·MRI 영상에서 병변 부위를 찾을 때 활용된다.
최근에는 사람이 사진 위에 점을 찍거나 상자를 그려주면 AI가 이를 단서로 삼아 물체 전체 영역을 찾아내는 방식도 쓰인다. 대표적인 기술이 메타가 공개한 ‘SAM(Segment Anything Model)’이다.
하지만 AI에 주어지는 단서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참고 사진과 분석할 사진의 촬영 각도나 배경이 다르면 AI가 물체 주변 배경을 함께 선택하거나 물체 일부만 찾아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PR-MaGIC’은 AI가 처음 받은 단서를 그대로 쓰지 않고 스스로 점검해 보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이미지 분할 AI가 가진 지식을 활용해 처음 만들어진 단서를 자동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처음에는 작은 점에 가까웠던 단서가 물체 전체 영역으로 넓어지고, AI는 더 정확한 윤곽과 세부 영역을 찾을 수 있다.
기존 AI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킬 필요 없이 이미 학습된 모델에 계산을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새 데이터를 대량으로 모으거나 많은 컴퓨팅 자원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공개 이미지 데이터로 검증한 결과 PR-MaGIC이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와 안정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의료 영상 분석과 자율주행, 로봇 등 정확한 물체 인식이 필요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컴퓨터비전 분야 국제 학회인 ‘CVPR 2026’에서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원화 포항공대 교수는 “사전 학습된 AI 모델을 다시 훈련하지 않고 적은 추가 계산만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AI 활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기존 AI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혐오라는 문제가 한국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강렬하게 대두됐는데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인 것 같아요. 우리가 ‘혐오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고 문제적인 것’이라는 일치된 생각을 한다면 거기에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56)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전쟁과 갈등, 분열 문제에 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팽배한 혐오 문제를 언급하며 “어떻게 하면 이 혐오의 시대에서 방향을 틀어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지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4년 노벨 문학상 시상식 이후 그가 국내 언론과 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은 최근 5·18 비하 응원으로 논란을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 사태에 관해서도 “혐오의 문제와 연관이 되는 부분”이라며 “우리에게 신호를 주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 친구들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기성세대로서 ‘어떻게 하다가 우리는 실패를 하게 됐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혐오라는 것은 참 어려운 숙제”라면서도 “충격이 또 다른 충격을 덮고, 다음 충격이 이전의 충격을 덮으면서 쓸려가 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그것을 잘 포착하고, 다 같이 머리를 모아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교황청 명예의 뜰 무대에 오른 프랑스 연출가 줄리 델리케의 낭독극 <새(Oiseau)>에 참여하기 위해 아비뇽을 찾았다.
작품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1부를 바탕으로 한다. 프랑스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각각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한강의 문장을 들려준다. 아비뇽 페스티벌이 한국어를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하면서 마련된 무대이기도 하다. 아시아 언어권 가운데 처음이자, 단일 국가 언어로도 최초로 한국어가 축제의 중심에 놓였다.
한강은 “한국어라는 언어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며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소설을 극화하는 것이 아니라 낭독한다는 점이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어요. 프랑스 배우와 한국 배우가 나란히 서서 같은 텍스트를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고,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델리케 연출은 300쪽이 넘는 원작을 러닝타임 90분 공연으로 무대화했다. 한강은 전날 최종 리허설을 본 뒤에야 연출가가 바라본 작품의 방향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문장이 새롭게 태어나는 경험에 주목했다.
“언어에는 원래 음악적인 힘이 있습니다. 소리 내지 않고 묵독할 때도 머릿속에서는 음악이 만들어지죠. 그런데 배우가 해석해 자신의 몸을 통과시켜 내보내는 음악적 요소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가 겹치는 지점이 흥미로웠어요.”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제주4·3이라는 한국의 역사적 비극을 다루지만, 핵심에는 감각과 인간의 보편적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외국 독자들도 경하라는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건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무거운 이야기를 가장 섬세한 감각으로 전달하는 것, 한강은 이것이 작품이 해외 독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은 무겁고 비극적이지만, 소설을 쓸 때 굉장히 부드럽고 가벼운 것을 통해 그 사건에 가까이 가고 싶었어요. 눈송이, 새의 깃털, 촛불의 그림자 같은 것들이죠. 인류가 오랫동안 반복해 온 비극적인 사건들을 인류 전체가 경험하고 있기에, 한국의 특수한 사건이라기보다 인간의 심연을 다루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가간다고 생각합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오랜만에 국내 취재진과 만난 그는 그간 삶의 변화에 대해 “솔직히 부담스러웠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도 조금 줄어드는 것 같고, 수상자는 해마다 나오니 점점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제 삶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를 향한 세계적 관심 속에서 한국어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언어는 우열을 가리거나 경쟁력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어는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언어는 진실을 담기도 하고, 사랑을 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명을 담아내기도 한다며 “그 많은 가능성 가운데 문학은 언어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큰비가 왔을 때도 물에 잠겼어요. 안전할 리가 있을까요.” 지난 12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시목리에서 만난 주민이 시목2지하차도를 두고 말했다. 그는 “큰비가 올 때마다 시목리 일대 농경지가 잠기곤 한다. 지하차도도 종종 침수된다”며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목2지하차도 입구엔 ‘위험, 침수우려도로’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이 지하차도는 금강 지류인 외천천에서 약 300m 떨어져 있다. 지하차도에는 진입로를 막는 차단시설이 양쪽에 모두 마련돼 있지만, 내부에 물이 차올랐을 때 고립된 사람의 탈출을 돕는 시설은 없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설 확충은 여전히 더디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15일 미호강 부실 공사로 제방이 터지면서 범람한 하천수가 400m 정도 떨어진 지하차도에 빠른 속도로 흘러들면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는 오송 참사를 계기로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두 차례 강화했다. 자연배수가 어려운 U자형 지하차도 중 하천에서 500m 이내에 있거나 침수위험지구에 속한 지하차도에 대해 진입차단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고립 상황에 대비해 침수위험이 큰 지하차도 중 폐쇄구간이 50m 이상인 곳에 비상 탈출 사다리 등 대피유도시설을 갖추도록 한 규정도 추가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진입차단시설을 의무 설치해야 하는 전국 지하차도 564곳 중 59곳이 아직도 미설치 상태다. 침수 시 대피유도시설은 대상 92곳 중 51곳(55.4%)에만 마련됐다.
오송 참사가 발생한 충북의 경우 대피유도시설 적용 대상 지하차도 15곳 중 7곳이 설비를 마쳤지만, 현도면 일대 시목1·시목2·양지 지하차도 3곳을 포함한 나머지 8곳은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물이 지하차도에 일정 높이로 차오르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관제센터 등에서 원격으로 출입을 차단하는 시설이 고립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집중 설치하는 것”이라며 “대피시설은 다소 시급성이 떨어지다 보니 예산 확보 우선순위에서 밀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으로 지하차도 대부분이 치명적인 위험에 놓여 있는 만큼 기계식 차단시설에 의존하지 말고 안전장치를 이중 삼중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길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2024년 발표한 ‘전국 지하차도 침수위험 분류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974개 지하차도 중 79.2%에 달하는 771곳이 침수위험 인자를 1개 이상 가진 위험군(A~C등급)으로 분류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진입차단시설을 설치했다고 해도 기계적 고장이나 원격 제어 신호 오류 등으로 차단기가 제때 내려오지 않을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며 “고립 시 자력 탈출을 돕는 비상 탈출 사다리 정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 3주기 추모식’을 충북도청에서 충북도, 청주시, 유가족·생존자협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연다고 밝혔다. 그간 오송 참사 추모행사는 유가족·생존자협의회와 시민단체가 주관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정부와 지방정부, 유가족이 공동으로 열게 됐다.
인공지능(AI)이 사진 속 물체를 찾을 때 처음 제공된 단서를 그대로 믿지 않고 스스로 검증하고 고쳐가며 정확도를 높이는 이미지 분할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김원화 인공지능대학원·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기존 이미지 분할 AI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지 않고도 성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포항공대는 이미지 분할을 사진이나 영상에서 특정 물체가 있는 영역만 구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와 차량을 구분하거나 의료 AI가 CT·MRI 영상에서 병변 부위를 찾을 때 활용된다.
최근에는 사람이 사진 위에 점을 찍거나 상자를 그려주면 AI가 이를 단서로 삼아 물체 전체 영역을 찾아내는 방식도 쓰인다. 대표적인 기술이 메타가 공개한 ‘SAM(Segment Anything Model)’이다.
하지만 AI에 주어지는 단서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참고 사진과 분석할 사진의 촬영 각도나 배경이 다르면 AI가 물체 주변 배경을 함께 선택하거나 물체 일부만 찾아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PR-MaGIC’은 AI가 처음 받은 단서를 그대로 쓰지 않고 스스로 점검해 보정하는 기술이다. 기존 이미지 분할 AI가 가진 지식을 활용해 처음 만들어진 단서를 자동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처음에는 작은 점에 가까웠던 단서가 물체 전체 영역으로 넓어지고, AI는 더 정확한 윤곽과 세부 영역을 찾을 수 있다.
기존 AI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킬 필요 없이 이미 학습된 모델에 계산을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새 데이터를 대량으로 모으거나 많은 컴퓨팅 자원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공개 이미지 데이터로 검증한 결과 PR-MaGIC이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와 안정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의료 영상 분석과 자율주행, 로봇 등 정확한 물체 인식이 필요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컴퓨터비전 분야 국제 학회인 ‘CVPR 2026’에서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원화 포항공대 교수는 “사전 학습된 AI 모델을 다시 훈련하지 않고 적은 추가 계산만으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AI 활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기존 AI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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