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이준 열사 순국 119주기 추모식 헤이그서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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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6-07-16 07:44본문
탐정사무소 이준 열사의 순국 119주기를 기리는 추모식(사진)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외곽에서 엄수됐다.
헤이그 외곽의 이준 기념교회에서 열린 올해 추모식에는 송창주 이준 열사 기념관장, 이기항 이준 아카데미 원장 등 한국 측 인사와 얀 반 자넨 헤이그 시장을 비롯한 지한파 네덜란드 인사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준 열사는 고종 황제의 명을 받아 1907년 이상설, 이위종 대표와 함께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됐다. 그는 1905년 체결된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일제의 수탈과 만행을 고발하려 했으나, 일제의 방해 공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07년 7월14일 헤이그 ‘드용 호텔’에서 순국했다.
이준 아카데미는 드용 호텔을 매입해 1995년 기념관을 개관하고 매년 추모식을 개최하고 있다.
일본 변방의 소도시 난하카마. 이곳에는 6년 전 모든 주민이 죽거나 떠나 유령 마을이 된 작은 촌락이 있다. 시는 이 마을의 빈집에 외지 사람을 정착시킨다는 이른바 ‘I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예측불허의 사건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소설 의 줄거리다. 소멸위기 앞에서 행정력과 돈을 쏟아붓는 이 가상의 공간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민선 8기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내역을 전수조사한 ‘의원님은 수주왕’ 기획 취재 과정에서 들여다본 경북 의성군을 떠올리게 했다.
난하카마는 인구 6만명 정도에 네 개 도시를 합병한 광활한 지자체로 묘사된다. 의성군도 인구 4만8000명에 기초단체 중 10위, 서울시의 2배에 가까운 면적을 지니고 있다.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방식도 닮았다. 의성군의 ‘예술가 일촌맺기’는 젊은 예술가를 초빙해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터전을 일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지난 4년간 354억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도 확보했는데, ‘행복 보금자리 조성’ 등 주로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에 쓴다.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일촌맺기는 의성군의회에서조차 참여자들과 이후 연결이 끊긴다면서 “2억원을 지원했는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설 ‘I의 비극’ 닮은 경북 의성군2차 종합병원은 단 한 곳뿐인데사익 챙긴 수의계약 의원 수두룩정책 결정할 힘 가진 시민이 나서야
살 집이 없어서 정착이 안 되는 걸까. 지난달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가 보여준 의성의 현실은 다른 곳을 가리킨다. 의성에는 2차 종합병원이 단 한 곳뿐이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인기 병원장이 대부분의 과를 진료한다. 군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이 병원에 있는데, 김 원장이 초빙한 팔순의 대학 은사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는 “여기 아니면 구미, 대구, 안동까지 가야 한다”며 “아는 분 중 아이가 3명인 공무원이 있는데, 발령받아 이사 오고도 병원이 없어서 다시 나간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416일 동안 혼자서 응급실을 지키다가 버티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면서도 “병원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사고 난 사람이 상주까지 실려갔다가 결국 돌아가셨다. 지혈만 했어도 돌아가실 분이 아닌데, 참 죄송하더라”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순 비교지만 의성군보다 인구가 적은 영월군도 영월의료원을 운영한다. 한 해 예산이 400억원 규모이고, 최근 국비를 포함해 1427억원을 들여 신축 이전도 결정했다. 연간 예산 1조원이 넘는 의성군은 왜 못할까. 지난 4년간 의성군이 발주한 공사 관련 계약만 7000억원이 넘는다. 물론 의사수급 등 의료원 설립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지역 사정을 재단할 순 없지만 하나의 실마리는 있다. ‘의원님은 수주왕’ 기획에서 확인해보니 자신과 관련 있는 업체로 관급공사 등 수의계약을 딴 지방의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곳이 의성군이다. 한 전직 의성군의원은 업자로부터 “당신만 안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의성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남 광양시에서는 세금으로 개인 매실밭 길을 포장했다. 지자체 사업 내역을 보면 비슷한 이름의 토목공사가 수두룩하다. 꼭 필요한 곳도 있었겠지만, 우선해야 할 사업이 뒷전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까.
소설 속 난하카마에서도 정착민들이 하나둘씩 떠난다. 아이가 사고를 당했던 정착민은 말한다. “위험한 곳을 찾아간 건 아들 책임입니다. 그걸 막지 못한 건 우리 부부 책임입니다. 다만 병원으로 이송되는 데 두 시간 넘게 걸린 건 아이 탓도 우리 탓도 아닙니다.” 이들이 떠난 건 예측불허의 사고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사고를 딛고 일어서게 할 구조가 없었던 탓이다. 정착 사업을 둘러싼 이 미스터리의 진상 역시 ‘지역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닿아 있다.
의장직을 노리고 당선되자마자 탈당하는 지방의원, 이권 개입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군수들이 이 질문을 고민할 것 같지는 않다. 지방자치제 자체는 무익하지 않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의성군의원 시절 조례를 발의해 학교 급식비 지원의 첫발을 떼게 한 것을 뿌듯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울산 업무보고 당시 울산의료원 설립을 요청받고 ‘의료원을 만들려고 성남시장이 됐고 그렇게 했다. 울산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책을 결정하는 힘은 시민에게서 나온다. 급식비 조례와 수의계약 수주왕은 같은 제도에서 나왔다. 난하카마와 달리 의성 이야기는 미완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얼마 전 “진정한 당원 주권 시대를 여는 것이 보수를 재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했다. 당원들 뜻을 내세워 사퇴론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뜻만으로 당을 운영할 수는 없다. 국민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했고, 장동혁은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장동혁의 당원주권론과 정점식의 국민정당론이 맞붙은 것이다.
진보계열 정당에나 있을 법한 조직논쟁을 보수정당에서 보는 게 생경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와 유사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민주당에선 정청래의 당원주권론과 김민석의 중도확장론이 맞서 있다. 장동혁이 표방한 ‘당원 주권 시대’ ‘당원 중심 정당’은 정청래 레퍼토리다. 의원들 세가 약한 정청래와 장동혁은 강성 당원들에게 기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논쟁은 당심과 민심이 벌어질 때 시작된다. 정청래 대표 시절 민주당은 당원들 뜻에 따라 각종 개혁입법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6·3 지방선거 실패였다. 그 반사효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잠시 반등했다. 그러다 장동혁이 극우 당원들 입맛대로 기행에 가까운 장외정치를 펼치자 도로 떨어졌다.
장동혁과 정점식의 ‘정당 논쟁’민주당 당권경쟁 구도와 유사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라는 난제책임정치 기본으로 돌아가야
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는 정치의 해묵은 난제다. 정청래·장동혁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들과의 선통합을 주장한다. 진영연합론이다. 정책에서도 정체성을 강조한다. 정청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이라고 했다. 장외 극우와 눈을 맞춘 장동혁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긴다.
김민석은 당내 통합, 진보 야당과의 연대,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통합론이다. 정책에선 이재명 대통령처럼 실용주의를 내세운다.
정청래·장동혁 노선은 우리 편부터 묶자는 것이지만, 그 너머로 세력을 넓히기는 쉽지 않다. 우리 편 코드에만 맞추다 보면 평균적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극우 지지를 얻을수록 민심에서 배척받는 장동혁이 극단적인 예다. 지지 기반을 중도·보수로까지 넓히려는 김민석의 해법은 지지층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 대통령이 발탁한 몇몇 보수 인사들 때문에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외연 확대로 볼 수 있는지, 그런 명사정치가 지지층 확대로 이어질지도 따져봐야 한다.
민주당의 목표는 2028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하려는 개혁도 지속 가능해진다. 그러자면 발은 당원들에게 딛고 눈높이는 국민에게 맞추어야 한다. 당심·민심이 멀어질 때 당원과 국민을 설득해 부단히 거리를 좁혀야 한다. 기실 그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정권 탈환을 넘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경쟁해야 민심의 대지 위에 양당 접점이 만들어지고 정치의 공간이 열린다. 내란 극복 핵심인 적대정치 해소와 국민통합 단초가 만들어진다. ‘국민정당론’이건 ‘당원중심 정당론’이건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당내 싸움에선 강한 조직력으로 이기는데 민심 반응은 영 딴판인 경우가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 자주파가 그랬다. 동네에서 힘깨나 쓴다고 전국구로 통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리어 그 반대이기 십상이다. 정치인은 골목대장과 다르고, 달라야 한다. 지금 여야는 어떤가. 지도부는 당원, 그중에서도 제 지지자들 뜻만 선택적으로 받든다. 그걸 평균적 국민의 생각과 비교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상대 정당과의 불통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통합은 갈수록 요원해진다.
정치를 지탱하는 삼발이는 당원, 국민, 상대 정당과의 소통이다.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는 정치인의 책임윤리에서 나온다. 이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권력의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를 도외시하는 정치는 어떤 말로 포장하건 작은 정치, 소부족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책임을 당원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당원들에게 아첨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나쁜 정치가 있을 뿐, 당원들은 죄가 없다.
헤이그 외곽의 이준 기념교회에서 열린 올해 추모식에는 송창주 이준 열사 기념관장, 이기항 이준 아카데미 원장 등 한국 측 인사와 얀 반 자넨 헤이그 시장을 비롯한 지한파 네덜란드 인사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이준 열사는 고종 황제의 명을 받아 1907년 이상설, 이위종 대표와 함께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됐다. 그는 1905년 체결된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일제의 수탈과 만행을 고발하려 했으나, 일제의 방해 공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07년 7월14일 헤이그 ‘드용 호텔’에서 순국했다.
이준 아카데미는 드용 호텔을 매입해 1995년 기념관을 개관하고 매년 추모식을 개최하고 있다.
일본 변방의 소도시 난하카마. 이곳에는 6년 전 모든 주민이 죽거나 떠나 유령 마을이 된 작은 촌락이 있다. 시는 이 마을의 빈집에 외지 사람을 정착시킨다는 이른바 ‘I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예측불허의 사건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소설 의 줄거리다. 소멸위기 앞에서 행정력과 돈을 쏟아붓는 이 가상의 공간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민선 8기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내역을 전수조사한 ‘의원님은 수주왕’ 기획 취재 과정에서 들여다본 경북 의성군을 떠올리게 했다.
난하카마는 인구 6만명 정도에 네 개 도시를 합병한 광활한 지자체로 묘사된다. 의성군도 인구 4만8000명에 기초단체 중 10위, 서울시의 2배에 가까운 면적을 지니고 있다.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방식도 닮았다. 의성군의 ‘예술가 일촌맺기’는 젊은 예술가를 초빙해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터전을 일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지난 4년간 354억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도 확보했는데, ‘행복 보금자리 조성’ 등 주로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에 쓴다. 성과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일촌맺기는 의성군의회에서조차 참여자들과 이후 연결이 끊긴다면서 “2억원을 지원했는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설 ‘I의 비극’ 닮은 경북 의성군2차 종합병원은 단 한 곳뿐인데사익 챙긴 수의계약 의원 수두룩정책 결정할 힘 가진 시민이 나서야
살 집이 없어서 정착이 안 되는 걸까. 지난달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가 보여준 의성의 현실은 다른 곳을 가리킨다. 의성에는 2차 종합병원이 단 한 곳뿐이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인기 병원장이 대부분의 과를 진료한다. 군 유일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이 병원에 있는데, 김 원장이 초빙한 팔순의 대학 은사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는 “여기 아니면 구미, 대구, 안동까지 가야 한다”며 “아는 분 중 아이가 3명인 공무원이 있는데, 발령받아 이사 오고도 병원이 없어서 다시 나간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416일 동안 혼자서 응급실을 지키다가 버티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면서도 “병원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 사고 난 사람이 상주까지 실려갔다가 결국 돌아가셨다. 지혈만 했어도 돌아가실 분이 아닌데, 참 죄송하더라”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순 비교지만 의성군보다 인구가 적은 영월군도 영월의료원을 운영한다. 한 해 예산이 400억원 규모이고, 최근 국비를 포함해 1427억원을 들여 신축 이전도 결정했다. 연간 예산 1조원이 넘는 의성군은 왜 못할까. 지난 4년간 의성군이 발주한 공사 관련 계약만 7000억원이 넘는다. 물론 의사수급 등 의료원 설립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지역 사정을 재단할 순 없지만 하나의 실마리는 있다. ‘의원님은 수주왕’ 기획에서 확인해보니 자신과 관련 있는 업체로 관급공사 등 수의계약을 딴 지방의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곳이 의성군이다. 한 전직 의성군의원은 업자로부터 “당신만 안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의성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남 광양시에서는 세금으로 개인 매실밭 길을 포장했다. 지자체 사업 내역을 보면 비슷한 이름의 토목공사가 수두룩하다. 꼭 필요한 곳도 있었겠지만, 우선해야 할 사업이 뒷전으로 내몰리지는 않았을까.
소설 속 난하카마에서도 정착민들이 하나둘씩 떠난다. 아이가 사고를 당했던 정착민은 말한다. “위험한 곳을 찾아간 건 아들 책임입니다. 그걸 막지 못한 건 우리 부부 책임입니다. 다만 병원으로 이송되는 데 두 시간 넘게 걸린 건 아이 탓도 우리 탓도 아닙니다.” 이들이 떠난 건 예측불허의 사고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사고를 딛고 일어서게 할 구조가 없었던 탓이다. 정착 사업을 둘러싼 이 미스터리의 진상 역시 ‘지역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닿아 있다.
의장직을 노리고 당선되자마자 탈당하는 지방의원, 이권 개입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군수들이 이 질문을 고민할 것 같지는 않다. 지방자치제 자체는 무익하지 않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의성군의원 시절 조례를 발의해 학교 급식비 지원의 첫발을 떼게 한 것을 뿌듯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울산 업무보고 당시 울산의료원 설립을 요청받고 ‘의료원을 만들려고 성남시장이 됐고 그렇게 했다. 울산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책을 결정하는 힘은 시민에게서 나온다. 급식비 조례와 수의계약 수주왕은 같은 제도에서 나왔다. 난하카마와 달리 의성 이야기는 미완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얼마 전 “진정한 당원 주권 시대를 여는 것이 보수를 재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했다. 당원들 뜻을 내세워 사퇴론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자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원들의 뜻만으로 당을 운영할 수는 없다. 국민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했고, 장동혁은 “국민의힘은 ‘당원 중심 정당’을 지향한다”고 반박했다. 장동혁의 당원주권론과 정점식의 국민정당론이 맞붙은 것이다.
진보계열 정당에나 있을 법한 조직논쟁을 보수정당에서 보는 게 생경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와 유사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민주당에선 정청래의 당원주권론과 김민석의 중도확장론이 맞서 있다. 장동혁이 표방한 ‘당원 주권 시대’ ‘당원 중심 정당’은 정청래 레퍼토리다. 의원들 세가 약한 정청래와 장동혁은 강성 당원들에게 기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논쟁은 당심과 민심이 벌어질 때 시작된다. 정청래 대표 시절 민주당은 당원들 뜻에 따라 각종 개혁입법을 밀어붙였다. 결과는 6·3 지방선거 실패였다. 그 반사효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잠시 반등했다. 그러다 장동혁이 극우 당원들 입맛대로 기행에 가까운 장외정치를 펼치자 도로 떨어졌다.
장동혁과 정점식의 ‘정당 논쟁’민주당 당권경쟁 구도와 유사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라는 난제책임정치 기본으로 돌아가야
당심·민심 불일치 해소는 정치의 해묵은 난제다. 정청래·장동혁은 정체성을 공유하는 이들과의 선통합을 주장한다. 진영연합론이다. 정책에서도 정체성을 강조한다. 정청래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이라고 했다. 장외 극우와 눈을 맞춘 장동혁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긴다.
김민석은 당내 통합, 진보 야당과의 연대,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통합론이다. 정책에선 이재명 대통령처럼 실용주의를 내세운다.
정청래·장동혁 노선은 우리 편부터 묶자는 것이지만, 그 너머로 세력을 넓히기는 쉽지 않다. 우리 편 코드에만 맞추다 보면 평균적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극우 지지를 얻을수록 민심에서 배척받는 장동혁이 극단적인 예다. 지지 기반을 중도·보수로까지 넓히려는 김민석의 해법은 지지층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 대통령이 발탁한 몇몇 보수 인사들 때문에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중도·보수 인사 영입을 외연 확대로 볼 수 있는지, 그런 명사정치가 지지층 확대로 이어질지도 따져봐야 한다.
민주당의 목표는 2028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하려는 개혁도 지속 가능해진다. 그러자면 발은 당원들에게 딛고 눈높이는 국민에게 맞추어야 한다. 당심·민심이 멀어질 때 당원과 국민을 설득해 부단히 거리를 좁혀야 한다. 기실 그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정권 탈환을 넘볼 수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경쟁해야 민심의 대지 위에 양당 접점이 만들어지고 정치의 공간이 열린다. 내란 극복 핵심인 적대정치 해소와 국민통합 단초가 만들어진다. ‘국민정당론’이건 ‘당원중심 정당론’이건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당내 싸움에선 강한 조직력으로 이기는데 민심 반응은 영 딴판인 경우가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 자주파가 그랬다. 동네에서 힘깨나 쓴다고 전국구로 통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리어 그 반대이기 십상이다. 정치인은 골목대장과 다르고, 달라야 한다. 지금 여야는 어떤가. 지도부는 당원, 그중에서도 제 지지자들 뜻만 선택적으로 받든다. 그걸 평균적 국민의 생각과 비교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상대 정당과의 불통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통합은 갈수록 요원해진다.
정치를 지탱하는 삼발이는 당원, 국민, 상대 정당과의 소통이다.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는 정치인의 책임윤리에서 나온다. 이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권력의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를 도외시하는 정치는 어떤 말로 포장하건 작은 정치, 소부족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책임을 당원들에게 물어서도 안 된다. 당원들에게 아첨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나쁜 정치가 있을 뿐, 당원들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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